블로그 이미지
배움의 길은... 천천히...똑바로.... 배워서 남에게도 주자... [http://cafe.daum.net/nalssimalgm]
날씨맑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작은 배려

2007. 12. 2. 16:48 | Posted by 날씨맑음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엔 왕복 약5km정도의 뒷동산을 오른다.
오늘은 날씨가 잔뜩 흐렸다. 산 초입에 이르니 눈가루가  약간 흩날린다.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한참을 오르다가 보니 사내아이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 같이가요!"
빨간 모자를 엉성하게 쓰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가시는 할아버지와 
이 할아버지 뒤로 키가 작고 단단히 등산복으로 무장하신 할아버지가 내옆을
스쳐지나간다. 사내아이는 내리막 길에 미끄러질까 불안하여 약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내려오며 투덜댄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나무를 때리는 소리가 들리며 어린 아이의 "에잇!"
하는 목소리도 같이 들린다. 가까이 가보니 산에 오를때 봤던 그 사내아이가
나뭇가지를 손에 들고 길가의 어린 나무들을 후려치며 가고 있다. 지나치며
"재미있니?" 하니 사내아이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째려보듯 쳐다본다.
뒷로 들리는 사내아이의 성냄작태가 멀어질쯤 앞에 한 할아버지가 열심히
뛰어오신다. 빨간모자 할아버지다. 할아버지가 씩씩거리며 한달음에 뛰시는걸
보니 뭔일이 있는 것이다.

잠시후 내 뒤로 들리는 목소리...
"이눔아! 머여! 빨리 오라 했잔어!" " 에잇" "담 부터 안델구 올거여!"

내가 그 사내아이였다면 속으로 이랬을 것이다. "나두 담부터 안와요!"

산은 사람의 마음을 키워주는 곳이다. 할아버지의 작은 무관심이 아아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그 아이는 다친 마음을 말못하는 작은 나무에게
전한 것이다.

작은 배려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냥 바라만 봐도 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