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무의 꽃들이 만발하지 않다.
회사옆 목련도 아파트 벚꽃도 꽃을 피우는데 인색하기 그지없다. 작년하고는 많이 다른점이다
목련이나 벚나무는 잎이 피기 전에 꽃을 낸다고 했지만 올해는 꽃이 다 피기도 전에 잎이 모두 나와 버렸다. 나무가 한해 꽃이 많으면 다음해에 꽃이 없다는 속설이 정설인것 같다
나무의 눈(bud)이 꽃이 되는지 잎이 되는지 나무 마음이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먼저 봄 이전의 겨울 환경을 살펴보자.
지난 겨울이 추운 경우 나무는 환경적으로 열악함을 느낄 것이고 따뜻한 경우는 환경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또한 지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면 땅속의 수분이 풍부함을 느꼈을 것이고 눈이 적게 내렸다면 수분의 부족함을 알 것이다.
지난 겨울의 따뜻함과 많은 눈으로 인해 느긋함과 편안함을 느낀 나무는 봄이 되어도 급할게 없다. 그러니 자손을 퍼뜨리는데 급할게 없이 자신을 몸을 키우고 치장하는데 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다. 반대로 겨울의 혹함과 눈이 적게와 환경이 열악해지면 나무는 급하다. 혹시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가급적 많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봄을 다투어 많은 꽃과 열매를 피우는데 에너지를 사용한다.
꽃이 만발하지 않은 올해의 경우 그 원인의 절반은 지난 겨울의 환경에 기인한 것이다.
이제 봄 환경을 살펴보자.
잦은 봄비, 따뜻한 날씨, 심한 봄바람, 봄 추위, 봄 가뭄 등등 기온과 강수량과 햇볕과 바람은 나무가 소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무에 싹을 틔우는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땅속의 기온과 수분의 상태이다.
나무는 땅속의 기온을 감지하여 자신의 뿌리와 줄기에 삼투압을 인지하고 뿌리에서 수분을 빨아들여 줄기로 공급한다. 수분 공급 과정과 동시에 나무의 유전자는 지난 겨울의 겨울환경을 인지하고 있어 줄기에 신호를 보낸다.
"올해는 만사태평이니 꽃눈보다 잎눈을 많이 내서 몸 치장을 하자" 또는 "올해는 모든게 열악하니 잎눈보다 꽃눈을 많이 만들어 자손을 퍼뜨려 후세를 준비빌하자"는 등등의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런 신호를 받은 눈(bud)은 정확하게 자기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가끔 잘못된 유전자의 지시와 미션으로 꽃이나 잎이 얼어버리는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결코 나무는 쉽게 죽지는 않는다.
결국 나무는 지난 겨울의 환경과 지금의 봄 환경을 직감하여 올해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를 결정하는 것이다.
올해 나무의 꽃들이 만발하지 않은 것은 지난 겨울이 따뜻하고 강설량도 많고 봄기운이 좋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나무는 자신을 통해 계절 환경을 알려주는 지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