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

몇년전...동네 뒷산에 등산로를 정비한답시고 계단을 설치하고 가이드로프 (안내/안전띠)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광경을 보았다. 처음엔 무심코 넘어 갔는데 몇년이 지나고 나니 로프를 고정하려고 묶어 놓은 신갈나무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버렸다.
문제는 묶어 놓은 로프에 대못이 몇개 박혀 있어 풀수도 없게끔 해놓아 나무가 자라면서 로프가 조여진 부분만 자라지 못하고 로프가 나무의 살속을 파고 들어가는 형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하여 언젠가는 너를 꼭 풀어 주리라 마음을 먹고 지난 가을에 장비를 들고 올라갔는데...헉!
어떤 이와 마음이 통했는가!!!  이미 마음씨 좋은 분이 로프를 자르고 깨끗하게 풀어 준것이 아닌가!
얼마나 고마웠던..... 얼마나 시원했던지....얼마나 흐믓했던지.....!! 이로써 오랜 숙원이 플렸다

 

[1년 뒤]

모든 생물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1년이 지난뒤 이 친구도 그간의 아픔을 잘 달래며 치유해 가고 있다. 의외로 빠르게 회복리 되어가고 있다 얼마나 고맙던지...얼마나 대견하던지... 언제부터인가 산을 오르내리며 나도 모르게 이친구를 쓰다듬고 말을 건내는 습관이 들어 버렸다. 한가지 걱정인 것은 나날이 등산로의 폭이 넓어져 차기 등산로 정비 공사때 벌채 대상이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