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밤사이 한차례 뿌리고 숲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다. 봄을 재촉하는 비는 땅속 생물들에게는 더 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아직 잎이 피지 않은 따뜻한 봄날 양지녁 비탈의 낙엽을 들추면 몇장의 낙엽이 한꺼번에 붙어 같이 일어난다. 그 낙엽의 뒤에는 어김없이 하얀 팡이실이 얽혀 있다. 이 하얀 팡이실이 균사다
균사는 균류의 몸을 이루는 섬세한 실 모양의 세포로 이런 세포들이 연결된 것으로 흰색을 띠고 엽록소가 없다.
이 균사는 땅속의 수분을 공급 받고 낙엽을 영양분으로 하여 자라는데 낙엽을 분해하는 일등 공신중에 하나가 바로 균사인 셈이다. 아울러 균사는 나무가 떨군 낙엽이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낙엽을 서로 얽어 놓아 낙엽고정에 한몫을 하기도 한다
숲에 들어가면 숲냄새가 나는 것은 나무가 내뿜는 정유물질 뿐만아니라 균사가 낙엽을 분해 하면서 내뿜는 분해화합물도 함께 섞여 있다. 균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숲을 청소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