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출퇴근길에 내 눈에 보였던 무화과나무.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는지 나도 모른다. 어느날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던 친구였다. 정말! 응.급.조치가 필요한 친구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잎을 피웠고 내 시야의 일상이 되버렸고 혹시 짧은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함이 그 친구 앞을 지날때 마다 들곤했다
얼마전... 불길함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 도심 청소 차원에서 도로의 풀을 뽑는가 싶었더니 결국 멸실됐다. 뿌리째 뽑힌것이 아니라 뿌리위가 잘려나갔다. 뽑히지 않으니 손을로 분질러 버린 것이다. 아마 내년에는 볼수 없을 것이다.
태어난 것이 불행이겠지만 나 한사람에게라도 관심을 받은 걸로 만족했으면 했다. 사진 찍고 이렇듯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콘크리트 속의 나무이기 때문도 아니고 무화과 이기 때문도 아니다 힘겨운 투쟁의 삶을 살다간 한 나무의 생명의 귀중함을 알기 때문이고, 생명은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를 안타까워 하기 때문이다.